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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선거문화 바꾸나?

<앵커 멘트>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전면 허용되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선 SNS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언론들도 앞다투어 SNS가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기사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SNS에 관한 언론의 보도가 건전한 SNS 선거운동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못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SNS 선거운동을 둘러싼 언론보도의 한계점을 김성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총선준비에 한창인 한 예비 후보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영역을 넘나들며 유권자들에게 다가섭니다.

특히 SNS 선거운동으로 지역주민들과 소통의 기회가 열린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인증샷’을 찍어 실시간 SNS로 보내면 이에 대한 반응도 즉각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곽태원(4.11 총선 예비후보) : "새벽에 명함을 돌렸어요. 명함에 SNS 트윗 계정이 있는데. “오늘 아침 방화역에서 명함 받았습니다. 힘내세요.” 하는 짤막한 내용의 트윗이 왔는데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한 현역의원도 선거가 다가오면서 SNS에 할애하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지역구를 돌며 민원을 챙기면서도 시간을 쪼개 SNS에 직접 글과 사진을 올리고 댓글도 챙겨봅니다.

<인터뷰> 김성태 의원 : "이제 이 SNS 소통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지냐에 따라서 저는 정치인들의 선거에서 이제 당선과 또 패배의 그 교차가 이뤄지는 그런 영역이 돼버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

지난 해 말 헌법재판소가 SNS를 통한 선거운동 제한을 위헌으로 결정하자 선거관리위원회는 SNS를 통한 상시적 선거운동을 허용했습니다.

선거법에 따라 기간과 장소, 방법이 엄격하게 제한된 기존 선거운동과 달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SNS 공간에선 일년 내내 자유로운 선거운동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따라서 오는 4월 19대 국회의원 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SNS를 통한 자유로운 선거운동이 공식 허용된 첫 선거가 될 전망입니다.

정치권의 움직임도 분주해졌습니다.

새누리당은 공천심사에 SNS 지수를 만들어 반영하기로 했고 민주통합당은 SNS 본부를 만들어 총선에 대비하기로 했습니다.

현직과 예비 정치인들도 앞다투어 SNS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면서 SNS 공간에서 정치인들간의 갑론을박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8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잠정 합의한 석패율 제도를 놓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 간에 트위터 논쟁이 펼쳐졌고

<녹취>문재인(민주통합당 상임고문 트윗) : "석패율제가 진보정당엔 혜택없다거나 양당의 기득권유지란 주장은 근거없습니다.(중략) 선전만하고 늘 낙선하는 이분들에게 기회를 줍니다."

<녹취>이정희(통합진보당 공동대표 트윗) : "석패율제는 한나라당 수도권 중진과 호남의원을 위한 제도. 10%이상 득표자만 구제하니 소수정당은 아예 적용 없죠."

새누리당에선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을 놓고 정두언 의원과 고승덕 의원 사이에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녹취>정두언(새누리당 의원 트윗) : "한때 누구의 양아들이라 불리던 고시남 고승덕의원이 한나라당을 최종정리하는 역할을 할 줄이야."

<녹취> 고승덕 새누리당 의원: 선배님이 저를 '누구양아들' 이라고 트위터에 올리고 남들이 마치 그것이 SD를 말하는것 처럼 오인하게 만드셔서 어이없습니다. "

이밖에도 ‘선거구획정’이나 ‘공천심사위원’등도 최근 트위터에서 활발하게 논의된 정치 주제였습니다.

<인터뷰>최종원(트위터 검색업체 이사) : "작년 하반기부터 열심히 활동을 하시는 계정들이 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석 달 후면 있을 총선 때 대선 때를 보면 트위터 선거 때문에. 트위터에 관련된 부분들이 더 굉장히 증가 할 거라고 기대를 하고 있고요."

이 과정에서 SNS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분석한 언론 보도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SNS가 유권자들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해 상향식 정책수립과 돈 안 드는 선거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조직관리에 집중해 온 기존 선거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란 예측이 있는가 하면

<녹취>경향(1월 14일) :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확대한 선관위 결정을 환영하며 향후 선거문화의 패러다임이 혁명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SNS를 통한 선거운동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특별한 제재규정이 없어 흑색선전과 비방이 난무하게 되고 정치적 성향을 지닌 몇몇 트위터 이용자들이 여론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부정적 보도도 많습니다.

특히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제기된 나경원 전 새누리당 후보의 연회비 1억 원대 피부과 이용 의혹과 관련해 나 전 후보가 피부과에 지급한 돈이 1억 원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경찰수사 결과가 나오면서SNS를 통한 허위사실 유포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녹취>동아(2.1일) : “선거판을 흔들기 위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가중 처벌하는, 일명 ‘나경원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하지만 SNS 선거운동의 영향력에 대한 언론의 이런 보도는 과장됐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통계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국민 10명 가운데 한명 꼴로 SNS 매체인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이용자의 67%가 청년층으로 사용연령이 뚜렷이 집중돼 있고, 직업과 지역에 따른 편중현상도 있어 선거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인터뷰>송경재(경희대 학술연구교수) :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편중은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젊은 층이고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에요. 일괄적으로 농촌에 사시는 분들과 동일시 할 수 없는 거거든요. 남녀 간의 차이도 있을 것이고 직업군의 차이도 있거든요..... 그것을 정치화를 거쳐 대표를 선출하는데 이용한다 내지는 정책을 만드는데 이용한다는 건 조금 신중하게 검토해야 될 고려사항들이 너무 많습니다."

SNS의 악영향도 과장된 측면이 있기는 마찬가집니다.

언론이 SNS의 허위사실 유포사례로 부각시키고 있는 나경원 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억대 피부과 이용의혹은 무소속인 박원순 후보의 병역의혹 등과 함께 모두 기존 언론이 스스로 생산해 낸 내용들입니다.

이처럼 의혹만 제기하고 검증에는 소홀한 언론의 보도태도가 SNS를 통한 의혹 확산의 단초가 된 만큼, 선거보도에서 언론의 ‘아니면 말고’식 보도태도가 먼저 개선되면 SNS를 통한 허위사실 유포는 자연스럽게 정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장덕진(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확인될 수 없는 사실들이 바로 지금 SNS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전통 미디어를 통해서 퍼졌거든요. 트위터에서는 아무도 편집권을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지금 5백만 정도의 이용자가 있으니까 5백만명이 편집권을 나눠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어떤 주장이 트위터에 올라올 수는 있지만 이것이 편집자의 필터링을 거처야 되거든요. 그래서 공감할 수 없는 근거없고 비합리적인 주장이라면 트위터에서 퍼져나가지 않는 거죠.“

정치적 성향을 가진 파워 트위터리안의 발언도 정작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의문입니다.

<인터뷰> 강미은 교수(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 “SNS에서 나타나는 여론이라는 것은 지금 현재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의 결과이지, SNS 때문에 이런 여론이 형성되었다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파워가 생기는 이유는 그들이 가지는 콘텐츠와 메시지가 진정성이 있고 사람들의 공감을 받기 때문인 거거든요."

결국 SNS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개인들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소통의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소통 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기존 언론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언론은 정파적인 시각으로 SNS를 칭송하거나 비판하기 보다는 SNS라는 소통의 장에서 어떤 이야기기 회자되는지, 또 그 속에 투영된 민심은 무엇인지를 읽어내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송경재(경희대 학술연구교수) : "핵심은 SNS라기 보다는 왜 이 사람들이 SNS의 그 사람에게 수십만 수백만 명이 모이는가 그러면 기존의 언론들은 무엇을 못했기에 기존 언론의 트위터라든가 기존 언론의 페이스북에는 안 오는가. 이것을 먼저 성찰하고 반성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하거든요. 근데 지금 자꾸 저쪽에는 모이고 우리쪽에는 안 모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자꾸 그러는데 전 그런 아니라고 봐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에서는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이미 중요한 선거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넓게 보장돼 있는 미국이지만 SNS를 통해 허위사실이 유포돼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는 듣기 힘듭니다.

그만큼 정책대결 중심의 선거문화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기 때문인데요.

우리 언론들도 선거관련 보도에서 정치적 관점에 따라 SNS를 비난하거나 이용하려고 하기보다는, 먼저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입력시간 2012.02.04 (10:47)   김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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